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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정의 아이가 목에 아파트 열쇠를 걸고 다녔다. 어둠이 밀려오는 저녁에 빈집에 들어가는 모습을 그려 봤다. 아마 엄마는 메모와 함께 간식거리를 챙겨 놓았을 것이다.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 아이는 이내 자기 방에 쓰러져 잘 것이고, 허둥지둥 달려온 부모는 아이를 깨워 씻기고 저녁을 챙겨 주려 할 것이다. 우리 삶은 그렇게 팍팍하고 고단했다. 아이들의 일과는 학교에서 학원으로, 또 학원으로 돌고 돌아 집에 갈 때는 녹초가 됐다. 열심히 달려도 앞이 보이지 않는 일류 대학 입학과 취업 문을 향한 몸부림은 어려서부터 이렇게 버거운 길로 내몰리고 있었다. 답이 보장된 길은 아니지만 사회가 다 그러하다 보니 너도나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느 날 부모님 대신 안전하게 놀아 주고, 성경도 가르쳐 주고, 세상 이야기도 들려 주고, 공부도 좀 봐 주고, 저녁식사도 먹여서 부모님이 계시는 저녁 시간에 집에 데려다 주는 일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도 아이지만 부모님 마음도 안심시키고 위로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시작된 일이 점점 커져 갔다. 이제는 엄마 공동체가 운영하는 방과후학교(비전스쿨)로 발전하게 됐는데 200명 넘는 아이들이 매일 교회 마당에서 뛰놀고 있다. 종교법인 살렘어린이집 아이들까지 합하면 매일 500여 명의 어린이가 교회에 오는 셈이다. 이 사역이 좋게 소문이 났고, 엄마들의 호응이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하다 보니 당진시 어린이 중 12.4%가 우리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12개 초등학교 1335명이 우리 교회 등록 초등학생이고, 성도 나이가 평균 29세가 됐다. 아이들 때문에 교회가 젊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 돌봄으로 몇몇 아이들과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하고, 예절교육도 하며 지냈다. 아이들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하고 재밌어 했다. 틈틈이 성경 이야기를 들려 주고, 예절도 가르치고, 줄넘기도 하고 딱지치기도 했다. 아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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